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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순간들

스노우볼 이펙트

슈퍼맨28호 2022. 2. 26. 03:53

생각해보면, 그런 순간들이 참 많았다.

내가 만든 눈덩이는 참 남다르게 괜찮은 모양새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이나 곁에 있는 이들에게 모범이 될만한 사이즈였다.

항상, 그것에 최선을 다하고 좋은 재능과 지능을 썼던 시간들이 수없이 떠오른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너무도 쉽게 누군가는 눈덩이를 굴리며 크게 크게 뛰어가고 있었다.

지시를 잘 듣지도 않고, 조용히 하지도 않고, 정성을 다하지도 않는.

그래서 경쟁자가 아니라고 생각한 녀석이 큰 눈덩이를 굴리며 저만치에서 뛰어가고 있었다.

 

결국 말잘듣는 착하고 재능있는 아이는,

선생님의 칭찬과 부족한 아이들의 부러움에 취해서

겨우 그들보다 나음에 취한채, 그 자체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것은 전혀 틀리지 않았다.

그것은 중요하다.

매우 중요한 탤런트이고, 매우 중요한 인생의 무기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 왜 왔는지,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 잊고 있었던건.

정작 내가 아니었을까.

내가 약간의 썩은 웃음으로 눈을 찌푸리고 바라보던

그 천방지축의 큰 눈덩이를 무시하며 말이다.

 

당연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다만,

진심으로 행동하고, 진심으로 그 자체를 즐기고,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것.

 

누군가가 아니라.

무언가가 아니라.

지금 내가 즐거워 하며 하고 있는 있는 일에.

아니, 지금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을 즐거움의 놀이로 바꾸어내는 능력

그래서 그 자체를 최선을 다해 즐길수 있는 능력이

진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스노우볼 이펙트는 그렇게 일어난다.

어떤것보다 커지기 위해 현명한 방법을 찾는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그것을 진정으로 크게 만드는것이다.

 

그렇게 과감히.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즐거이.

앞으로 굴려나가야 하는것이다.

 

어린 시절의 현명하고 영특하던 나에게 감사하며

이제 진정 즐기는 나를 만날 시간이다.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이제야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즐기자. 

눈이 온다. 그로 인해 나의 스노우볼이 커져가고 있다면

조용하고 착하게 멋진 아이가 아니면 어떠한가.

그 시간의 주인공은 그 시간을 진정으로 즐기며 시끄럽게 떠들며 뛰어다니던 이들임을.

 

진심으로 즐기자.

천진난만하게 소리치며 눈을 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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